경제 투자 / / 2016. 12. 25. 23:24

조선업계의 근황 - 빅2체제로의 전환(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망해버린 대우조선해양, 그리고...

아래 점선 밑의 글은 2014년 7월에 썼던 글입니다. 그 당시부터 조선업이 기울어가기 시작했었는데요, 그 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니 상황이 훨씬 더 많이 악화가 되었네요.






그 당시 그래도 빅3라 불리우는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은 잘 버티고 있었으니, 지금은 대우조선해양마저 완전히 무너져서 업계가 사실상 빅2 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은 비리만 없었으면 잘 버틸 수 있었을 텐데, 업황도 문제지만 사실 비리 때문에 세는 돈이 너무 많았던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겠네요.


현대중공업은 워낙 거대하고 가진것이 많은 기업이라 자력으로 구조조정을 하면서 버티고 있고, 삼성중공업은 현대중공업에 비해서는 가진 자산이 얼마 안되었던지라, 유증을 통해 1조원 정도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겨우 위기를 넘긴 상태이죠.


STX조선해양을 포함한 그 외 기타 중견, 중소조선소들은 이젠 존재감마저 희미한 상태입니다.


2년반 전에 비해 상황이 좀 나아졌길 기대하며 그 때 썼던 글을 다시 되돌아보며 포스팅을 했는데, 상황이 오히려 더 악화되어 있군요.


앞으로 2년 뒤에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지금보다는 좀 더 나아져 있겠죠? 여기서 더 내려가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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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의 몰락, 힘겹게 버티는 빅3, 그리고 업계의 미래(2014년 7월 작성한 글)


한 때 빅4로까지 불리며 화려한 전성기를 누렸던 STX조선해양이 만신창이가 되어 결국 상폐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정리매매가 시작된 날 주가가 90% 하락하여 현재 주가가 600원이 되었습니다. 빅3를 위협하며 놀라운 성장을 보였던 회사인데 참 허무하군요.

 


 

전성기 시절(2008년 기준)의 STX조선해양의 실적을 보면 매출액이 14조 8300억 원, 영업이익이 7490억 원, 당기순이익이 3420억 원에 이릅니다. 2013년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이 8020억원이니 STX가 당시 얼마나 잘나갔는지, 그 규모가 어떠했는지를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2013년의 현대중공업과 2008년의 STX를 단순비교하기엔 좀 무리가 있긴 합니다.

완전히 무너진 STX조선해양과 달리 빅3는 여전히 굳건히 버티고 있긴 합니다만 상황이 그리 녹록치만은 않습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나마 삼성중공업이 보합을 유지하며 빅3중 가장 안정적인 실적을 보여주고 있군요. 현대중공업의 드라마틱한 실적 하락이 특히 두드러집니다.

​1. 잘나가던 시절

2008년 리만 사태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며 좋은 시절을 보냈습니다. 선주들의 발주가 밀려들어 각 조선소들은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골라 선별수주하는 여유까지 누렸었죠. 모든 조선소의 도크가 건조 중인 선박들로 꽉 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컨테이너선은 당시 우리나라 조선소들의 주력 제품 중 하나였습니다. 운항효율성 등의 이유로(한 번에 많이 실어나를 수 있으니까) 컨테이너선이 점점 커지면서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등장하였는데 보통 수컨테이너선은 한번에 여러척을 발주합니다. 따라서 조선소 입장에서는 동일한 설계도면으로 여러척을 찍어낼 수 있었으므로 수익성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해저 유전에 시추구멍을 뚫는 특수선박인 드릴쉽 역시 우리나라 조선소들의 주요 제품군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삼성중공업이 드릴쉽에 강점을 보였는데요, 2008년에는 스웨덴의 Stena社로부터 무려 ​9억4200만달러에 수주를 하는 기록으르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선가가 많이 하락한 상태죠.

2​. 위기의 시작과 새로운 도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어려워진 경영환경과 중국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한국 조선소들은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새로운 도전이라 함은 바로 신사업 진출을 의미하는 것인데요​.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크게 보면 해양플랜트와 풍력사업진출이 한국 (대형)조선소들의 신사업 추진을 대표하는 트렌드였습니다.


다행히 해양플랜트 진출은 성공적으로 안착하여 조선분야에서의 수주감소를 해양이 메꾸어주고 있습니다만 풍력발전 진출은 현재까지의 성과로 보면 사실상 실패와 다름이 없습니다. 투자대비 실적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으니까요. 향후 풍력발전 시장규모 성장에 대한 전망과 정부의 풍력산업 육성정책을 믿고 다수의 조선소들이 풍력발전에 뛰어들었지만 투자금만 쏟아부었을뿐 그 성과는 아직 기약이 없어 보입니다.

 

http://news1.kr/articles/1601486

링크된 뉴스를 보면, 온갖 복잡한 인허가 과정이 풍력사업 진출의 가장 큰 걸림돌인 것 같군요.

상대적으로 해양플랜트 진출은 그 성과가 매우 양호해 보입니다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 쪽에서도 만만찮은 문제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국산화 비율이 매우 높은 조선분야와는 해양플랜트 분야는 아직도 미국이나 유럽의 엔지니어링 업체들이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주요 고객인 미국이나 유럽의 오일메이저(BP, Shell, Exxon Mobil 등)들이 발주를 할 때 미국이나 유럽 엔지니어링 및 기자재 업체들을 선정해 줄 것을 요구함으로 인해서 국산화율이 매우 낮은 상황이죠.

그리고 해양플랜트가 가격은 매우 비싸지만 건조 기간 역시 매우 길고 한번에 한척씩 발주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짦은 기간에 다수의 유사선을 마구 찍어내는 선박 대비 도크회전율이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조선소는 수주한 선박을 빨리빨리 찍어내고 다시 새로운 선박을 도크에 집어넣고 하는 식으로 도크회전율이 높아야 수익이 향상되는데 건조기간이 긴 해양플랜트는 그런 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합니다.

게다가 몇몇 까다로운 오일메이저들은 조선소들이 감당하기 힘든 과도한 요구 및 잦은 설계변경을 요구함으로서 조선소 종사자들의 업무부하 및 피로도를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비싼 해양플랜트를 수주했지만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선 프로젝트 수행으로 인하여 일정 지연 및 품질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3. 업계의 미래

​현재 한국 조선소들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위기를 무사히 넘기면 기회가 찾아오기 마련이죠. 이 위기를 잘 넘기고 나면 한국 조선소들은 좋은 시절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들이 선결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1) 해양플랜트 국산화 및 엔지니어링 능력 강화

비싼 해양플랜트를 수주했지만 사실상 조립공장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외국 엔지니어링사와 기자재 업체에게 휘둘리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링 능력과 기자재 국산화율 향상이 필수적입니다.​ 아울러 고객의 잦은 변경요구 및 온갖 복잡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프로젝트 관리 능력 배양 역시 중요한 과제 중 하나죠.

2) 수익성 없는 사업 정리

개인적으로 봤을 때 풍력 사업은 비전이 없어보입니다. 풍력 등 향후 수익성이 기대되지 않는 신사업에 돈 그만 쏟아붓고, 사업 철수하고 해당 부문 인력을 다른 쪽으로 재배치하여 수익성 있는 사업에 전념하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 판단이 되는군요.

3) 친환경 고연비 선박 건조 경쟁력 강화

현재 조선업계는 환경규제 등과 맞물려 선박의 친환경 및 연비 향상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고, 앞으로는 일정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선박은 운항에 제한이 가해질 것입니다. 아직 신조시장이 활기를 찾으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이지만 긴 침체 이후 새롭게 찾아올 시장에서 수주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지금 어렵더라도 관련 기술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겠죠.

4) 틈새 시장 개척

너무 대형 조선소 위주로만 글을 썼는데요, 중견/중소 조선소도 중국의 도전을 뿌리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제품군을 갖추어야 한다고 봅니다. 탱커 등 일반선으로는 이제 경쟁력이 없습니다. 중국의 가격경쟁력을 따라갈 수 없으니까요. 따라서 특수 케미컬선, 해양작업지원선 등 틈새 선종을 공략하여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연비개선 노력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겠죠. 선주들은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연비 좋은 선박을 선호하니까요.

많은 중소조선소들이 무너졌습니다. 한 때 잘나가던 STX조선도 무너졌구요. 아직 조선경기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굳건히 버티는 조선소들이 존재합니다. 한국 조선소들이 이 위기를 무사히 넘기고 더욱 강력해진 경쟁력으로 세계 조선업계를 호령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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