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이야기 / / 2018. 8. 17. 00:16

그들은 어쩌다가 "꼰대"가 되었을까?

꼰대가 표준어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네이버에 검색을 해 보니 이런 단어도 사전에 나와 있네요.






1.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

2.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


이게 사전에서의 정의지만 실생활에서는 그보다는 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략 이런 특징을 가진 아저씨들을 일컬어 꼰대라고 부르지요.


- 자기보다 나이 어린 사람에게 보자마자 반말을 한다

- "요새 젊은 것들은~~" 혹은 "내가 젊었을 때는 말이지~~"라는 말을 자주 한다

- 자신의 대단함을(실제로는 대단하지 않지만) 과시하고 싶어한다

- 왕년에 대단히 잘나갔었다(고 주장한다)

- 일을 할 때 업무의 효율이나 실적보다는 자신의 명령대로 일하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 주말에 등산하자고 한다

- TV를 보면서 정치인들을 마구 까며 자신이라면 더 잘할 거라고 열변을 토한다

- 농업적 근면성(예를 들면 야근 등)을 매우 중요시한다

- 금요일 저녁에 갑자기 회식을 잡으며, 이에 빠지는 사람은 불성실하다고 생각한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특징들이 많지만, 아무튼 이런 식으로 권위주의적이고 사고방식이 앞뒤가 꽉 막혀 있는, 답답하고 함께하고 싶지 않은 아저씨를 사람들은 꼰대라고 부릅니다. 주변에 꼰대가 있으면 젊은 사람들은 다들 피해다니기 바쁘죠. 가능하면 마주치고 싶어하지 않고, 뒤에서 수근수근대며 손가락질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꼰대들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들은 어쩌다가 꼰대가 되었을까?"






꼰대가 되고 싶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꼰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요. 자신의 윗세대가 꼰대였다던지, 그래서 보고 배울 것이 그런 것 밖에 없었고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게 여겨지는 문화 속에서, 자신의 윗세대를 욕을 하면서도 거기에 물들고, 시간이 흘러 아저씨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아래세대들에게 꼰대라고 불리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현재의 젊은 세대들이 나이가 들면 어떻게 될까요? 그 아래세대에게 꼰대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을까요?


현재의 꼰대들에게도 젊고 싱싱하던 청춘의 시절이 있었을 것이고, 그들 세대를 규정짓는 나름의 사고방식과 문화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윗세대들의 갑갑함을 욕하며 "나는 나이가 들면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을 했겠죠.


지금의 젊은 세대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현 세대를 규정짓는 나름의 사고방식과 문화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꼰대들을 보며 "나는 나이가 들면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 나는 부하직원들에게 주말에 등산가자고는 하지 말아야겠다

- 나는 금요일에 회식은 안할거야

- 나는 나보다 나이어린 사람들에게도 대뜸 반말은 하지 말아야지

- 나는 내가 왕년에 얼마나 잘나갔는지 자랑질하지 말아야지

- 나는 농업적 근면성보다는 외국계 기업처럼 스마트하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야지



이렇게 스마트하게 일하게 해야지 ~~~



그리고 이들 중 일부는 여전히 나이가 들면 자기가 안하려고 했던 악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꼰대가 되겠지만 많은 이들은 이런 악습을 버린 괜찮은 아저씨가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과연 그럴까요?






현재의 젊은 세대들이 가지는 사고방식과 미래의 젊은 세대들(그러니까 지금은 아기~어린이인 세대들)이 가지는 사고방식은 또다시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 현재의 젊은 세대들은 나중에 나이가 든 후


"내가 회식도 평소에 짦게 하고, 금요일은 절대로 회식 안하고, 주말에 등산가자고도 안하고, 일도 효율적으로 스마트하게 하니 나름 멋진 어른이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미래의 젊은 세대들은 전혀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회식도 평소에 짧게 하고..  -->  아니 아직도 회식이란 걸 하는 꼰대가 있단 말야???


아직도 이런걸 한단 말인가!!!!!



그래서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나중에 나이가 들어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세상의 변화를 항상 민감하게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나보다 훨씬 어린 세대들의 생각과 문화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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