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이야기 / / 2018. 4. 13. 00:17

과로와 야근에 시달리는 프로그래머들의 현실

한 때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이 멋있게 그려진 적도 있었습니다만(그래서 대학교 컴공과 점수가 무지 높았죠), 요즘은 프로그래머라고 하면 월화수목금금금이 일상화되고 늘 과로와 야근에 찌들려 사는 그런 직업으로 사람들에게 인식이 되고 있습니다.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이 이 지경이 된 것은 프로그래머에게 일을 주는 발주처(기업,관공서 등) 관리자들의 잘못된 인식이 큰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가 있을 것입니다.


발주처에서 프로그래머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관리자들이 프로그램 개발에 대해서 무지한 경우가 많습니다.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겉으로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런 간단해 보이는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서 내부의 코드는 매우 복잡한 경우가 많이 있는데요.




그 내부 구조를 모르고 그저 겉모습만 보고 별거 아니라고 폄하하면서 무리한 일정을 요구하는 관리자들이 매우 많습니다. 그게 뭐 그렇게 어려운 거냐고 하면서 프로그래머들을 열심히 닦달하지요.






그리고 개발 중에 갑자기 개발 컨셉/방향을 바꾸거나 처음에는 요구하지 않았던 기능을 추가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는 거의 100%에 가깝게 일어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개발방향을 바꾸고 기능을 추가했으면 그에 따라 일정을 연장하거나, 돈을 더 주거나, 프로그래머를 추가로 더 투입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하는데, 정말 큰 변경이 아닌 이상 그렇게 해 주는 경우는 많지가 않지요. 오히려 일정 단축이나 비용삭감을 요구하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그러니 프로그래머는 늘 야근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일정을 맞춰야 하니까요. 월화수목금금금 매일 쉬지 않고 출근하고, 새벽에 퇴근하고, 심하면 사무실에 간이침대 갖다 놓고 숙식을 해결하면서 개발에 매달리기도 합니다.



해가 졌으니 일을 시작해 볼까



그리고 하드웨어 제품은 무언가 새로운 것이 추가되면 그에 따라 투입되는 재료와 공정이 추가가 되니 그에 대한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데,


소프트웨어라는 것은 코드를 더 짠다고 해서 추가 비용이 더 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냥 좀 더 해달라"며 프로그래머를 마구 부려먹는 관리자들이 많지요.


그 코드를 작성하기 위해 추가로 투입된 프로그래머의 노력과 시간에 대해 그것을 "돈"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개념이 희박합니다.


외부적인 이유는 이런데, 사실 프로그래머들에게도 자체적인 문제가 어느 정도는 있습니다. 프로그래머도 결국은 어느 조직에 고용되어 일하는 월급쟁이인데요, 월급쟁이는 기본적으로 기업,관공서에 비해 약자입니다.


따라서 자신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처우 개선을 요구하려면 뭉쳐서 힘을 합쳐야 합니다. 제조업체 생산직 직원들이 노조를 만들거나, 특정 직군의 사람들끼리 모여 무슨무슨 협회 같은 것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지요.


뭐..특정 노조가 늘 지나치게 오버를 하고 있는 바람에 우리나라에서는 노조에 대한 인식이 않좋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노조는 사용자에 비해 약자인 근로자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직입니다.



그런데 프로그래머들은 뭉쳐서 권리를 찾으려는 활동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IT노조라는 것이 있기는 한데, 참여율도 낮고 존재감도 별로 없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특정 회사에서 일사분란한 조직을 구성해서 정해진 업무 프로세스에 따라 기계처럼(?) 일을 하는 생산직 직원들은 그 특성상 서로 단합이 잘 되는데, 프로그래머들은 개인 플레이나 소수 팀을 이루어 일을 하는 경우가 많고 또 그 직종의 범위가 워낙 넓어서 따로 노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로 단합이 전혀 안되죠. 회사에 불만이 있으면 단합해서 처우개선을 요구하기보다는 그냥 다른 회사로 떠나는 것이 이들의 대처방안입니다.


그러니 전체적으로 봤을 때 업무환경이나 처우가 개선이 되지를 않습니다.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딱히 나아진 것이 없죠.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별로 나아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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