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이익이 상승해야 하고, 기업의 이익이 상승하기 위해서는
1. 비싸게 판다.
2. 많이 판다.
3. 잘 만들어 판다.
이 세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셋 다 만족하면 금상첨화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크게 이익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고배당의 대표주자인 한국쉘석유를 한번 분석해 보면서 한국쉘석유는 위 요소들 중 어떤 조건을 만족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쉘석유는 윤활유를 제조하는 회사입니다. 윤활유란 자동차/선박/비행기 등의 엔진, 공장 등에서 사용되는 각종 기계류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제품이지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는 나름 인지도 있는 회사입니다. 단순하고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통해 꾸준한 이익을 내고 있고 특히 고배당을 통해 주주들과 이익을 함께 나누는 회사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주주들의 충성도가 매우 높습니다.
그렇다면 이 회사의 매출액과 이익을 한 번 볼까요?
2001년~2015년의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그래프입니다. 매출액이 꾸준히 증가해 왔고(그런데 2011년에 피크찍고 계속 떨어지내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계단식으로 증가해 온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매출이 줄어도 이익은 늘어나네요). 그렇다면 한국쉘석유는 어떤 방법을 통해서 이렇게 장기간에 걸쳐 우상향하는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을까요?
1. 생산량을 늘려 많이 팔아서 실적을 향상시켰을까요? - NO
(단위 : kL)
2001년이나 2015년이나 공장은 용당제유소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생산능력이 다소 증가하긴 하였으나 그 기간을 고려하면 연간 생산능력 증가율은 매우 미미한 수준입니다. 기존 공장 내 설비를 약간 늘리거나 생산성을 개선한 정도밖에 되지 않는군요.
2. 가격을 올렸을까요? - YES
위 표에서 가격정보를 추가시켜 보았습니다.
(단위 : KL,T/백만원)
생산량 증가 비율에 비해 가격 상승률이 대단히 높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꾸준히 제품가를 인상시키면서 매출액과 이익을 늘려왔고, 또한 고배당을 지급함으로서 ROE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동시에 주가의 하방경직성을 어느정도 보장하는 효과까지 가져왔지요.
이 그래프는 한국쉘석유 이익증가를 설명해주는 단순하지만 핵심적인 그래프입니다. 한국쉘석유는 원료가가 오르면 그에 따라 제품가를 올립니다. 그러면 그만큼 매출액이 증가하겠지요.
하지만 원료가도 함께 올랐으므로 이익률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원료가가 안정이 되는데요, 중요한 사실은 원료가가 내려가도 제품가는 내리지 않습니다. 그러면 제품가-원료가가 크게 증가할 것이고 이것이 이익률의 증대로 이어지게 됩니다.
위 매출 및 이익 그래프를 보면 매출액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데 비해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계단식으로 증가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인 것이죠. 이런 경우를 보통 우리는 '가격 전가력이 뛰어나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가격 전가력이 뛰어난 기업은 장기간에 걸쳐 우상향하는 실적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또한 불황에 대한 방어력도 상대적으로 뛰어납니다. 단순하고 수익성 높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고 업력이 길며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물가상승률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의 가격전가력을 가진 기업에 투자를 하면 분명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