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이엔지는 제가 2013년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했다가 별다른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빠져나온 종목입니다.
[성도이엔지에 투자했던 이유]
그 당시 성도이엔지는 중국 신도시 개발사업 때문에 관심있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꽤나 주목을 받고 있었습니다.
흑룡강성 대경시 한성국제특구 신도시 개발사업에 참여, 아파트를 건설해서 분양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죠.
성도이엔지의 본업은 반도체, LCD클린룸 건설인데, 중국 신도시 아파트 분양사업의 매출과 이익이 본업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어 이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던 것이었습니다.
2012년 매출액이 3,937억 원, 영업이익이 627억 원, 당기순이익은 406억 원, 이 중 지배주주순이익은 341억 원이었으며, 2013년 제가 조사할 당시 성도이엔지의 시가총액은 928억 원으로 PER는 2.7에 불과했습니다.
중국 아파트 분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여기서의 분양실적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따 내면 회사가 한단계 레벨업되어 주가도 그에 걸맞게 레벌업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자들 사이에 만연했습니다.
저 역시도 관련 뉴스를 꼼꼼하게 챙겨보면서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가진돈 일부를 여기에 투입했습니다. 현재의 이익수준이 유지되기만 해도 주가가 2배, 3배 정도는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PER 2.7은 상식적으로 봐도 너무 낮은 밸류였으니까요.
[이후의 전개]
성도이엔지의 실적입니다.
2013년 영업이익은 391억 원, 2014년은 146억 원, 2015년은 77억 원, 2016년은 263억 원입니다.
현재의 시가총액은 1,077억 원으로 2013년 대비해서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PER는 4.63으로 여전히 양호한 밸류를 보여주고 있기는 한데, 재평가 받지 못하는 저PER가 무슨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주가흐름도 그리 좋지 못하구요.
저는 약간의 손실을 보고 2014년에 매도했습니다.
[성도이엔지 투자로부터의 교훈]
성도이엔지 투자를 통해 저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1.저PER주가 곧 가치주는 아니다.
밸류가 낮다고 해서 그것이 꼭 가치주는 아니라는 것을 성도이엔지 투자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밸류가 높아도 그 이상의 성장을 보여주면서 투자자들을 만족시켜 주는 회사가 있는 반면, 낮은 밸류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회사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2.중국발 호재성 기사를 경계하자.
중국에서 사업한다고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주가가 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3억명에게 볼펜만 팔아도 떼부자 된다.. 뭐 그런 논리였죠.
하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만만치가 않다는 사실을 말이죠.
3.수주업(건설,조선,플랜트 등) 리스크에 주의하자.
큰 프로젝트 하나 수주하면 호재로 작용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그게 나중에 수익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프로젝트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 수주업의 단점이자 리스크입니다.
해양플랜트로 큰 적자를 본 조선소들의 사례가 대표적이지요. 모 엔지니어링사의 사례도 있구요. 그리고 매년 실적이 들쑥날쑥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시장에서의 평가가 좋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성도이엔지를 포함한 여러 투자경험을 바탕으로 저는 종목을 고르는 기준을 새롭게 정립했습니다.
적정한 밸류(PER, PBR 등)를 유지하고, 호재성 기사 없이 조용하게 사업을 하면서 매년 변동없는, 하지만 꾸준히 성장하는 실적을 보여주는 회사로 말이지요.
성도이엔지에서 큰 수익을 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어서 저에겐 여러모로 유익했던 종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