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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들 상호간에 과장님 차장님 부장님 등 직급 대신 '님'을 붙여 부르도록 시행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직급파괴실험,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기업문화를 선도하는 삼성전자가 수행하고 있는만큼 이를 지켜보는 업계의 관심이 지대한데요.

신선하고 파격적인 실험이지만 정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일단 저부터도 당장 저희회사 부장님에게 그냥 '님'만 붙여 부르라고 하면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오래된 유교의 영향으로 나이 및 직급에 따른 수직적인 서열화가 매우 중시되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이가 한 살만 차이가 나도 형님동생,언니동생으로 위아래를 정하는 것이 한국의 인간관계 문화죠.




이런 문화 속에서 자라난 한국사람들이 갑자기 회사에서 시킨다고 해서 나보다 20살 많은 부장님과 수평적인 관계를 갖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입니다.

정책은 저렇게 추진하고 있지만 아마 실제로는 여전히 예전처럼 호칭으로 서로를 부르고 있을 것 같군요.

삼성전자도 분명 이 사실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 정책을 추진한 담당자들도 이게 잘 안될 거라는걸 알고 있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이런 정책을 추진한 이유는,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었을 겁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는 더 이상 경쟁상대가 없습니다. 기껏 해봐야 LG전자의 가전부문, 그리고 메모리반도체의 SK하이닉스 정도.

이제 삼성전자는 구글,애플,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IT기업들(사실은 다 미국기업들)과 경쟁하고 협력하는 수준의 글로벌 거대기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이들 미국 IT기업들을 연구하면서 이들의 기업문화와 자신들의 기업문화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꼈을 것입니다.

그와 함께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겠죠. 

유연하고 수평적인 문화를 가진 미국의 글로벌 IT기업들에 비해, 수직적이고 관료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자신들을 조직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잘 안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시작을 한 것이겠지요.






삼성전자 내부에서 지금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제가 알 길은 없습니다.

하지만 추측컨데, 분명 어색한 기류가 회사를 감싸고 있을 것입니다. 시키니까 하긴 해야겠는데 정작 그렇게 부르려니 입은 잘 안떨어지는 그런 애매한 상황..

이게 제대로 정착되려면 가장 높은 사람부터 솔선수범 해야 합니다. 

임원들에게는 깍뜻하게 과거 호칭으로 부르면서 그 아래 직원들끼리만 자유로운 그런 반쪽짜리 직급파괴는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지요.

삼성전자의 실험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지금 많은 눈이 삼성전자를 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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