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이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하도급을 통해 외부에 맡길 수 있는 일은 외부업체를 통해 처리합니다.
보통 일상에서는 '하청을 준다' 라는 표현을 사용하지요.
[왜 하도급이 문제가 되는가?]
하도급을 주는 행위 자체는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자신이 할 수 없는 일, 또는 할 수는 있지만 하도급을 주면 더 낮은 가격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하도급을 주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문제는 돈을 아끼기 위해서 과도하게 하청업체를 쥐어짜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하청을 받은 업체는 그 단가를 맞추기 위해 더 낮은 가격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또다른 하청업체에게 하도급을 맡깁니다.
그리고 그 하청업체는 또 그 밑으로 하청을 주는 식으로 하청→재하청→재하청.. 이 꼬리를 물고 내려가죠. 하청업체들은 이렇게 낮은 비용을 맞추기 위해 직원들을 마구 쥐어짭니다.
그래서 대기업에서는 부서별로 일이 세분화되어 있는 반면, 주로 대기업에서 하청을 받아서 일을 하는 중소기업 직원들은 그런 구분 없이 소수의 직원들이 회사의 모든 분야의 일을 다 떠맡아 일을 하게 되는데요.
그렇게 일을 힘들게 하지만 월급은 쥐꼬리만하고, 언제나 일정에 쫓겨 심신은 피곤하며, 워낙 많은 분야의 일을 하다 보니 전문성도 쌓이지 않습니다.
전문성이 없으니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도 없고, 혹 그 직장을 떠나더라도 비슷한 수준의 다른 직장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 똑같이 피곤하게 일을 하며 살 수 밖에 없는 것이 대다수의 중소기업 직원들의 현실인 것입니다.
[헬조선!!]
전체 직장인들 중에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을 다니는 사람들의 비중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죠.
이 대다수의 사람들이 저 위에 적어 놓은 것 같은 피곤하고 팍팍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빠져나올 수 없는 다람쥐 쳇바퀴 속에서 평생을 팍팍하게 살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그저 헬조선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원청에 해당하는 대기업 사람들이 그렇게 풍족하고 여유롭게 사느냐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물론 중소기업 사람들보다는 좀 더 여유가 있지만, 이들도 그저 하루하루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일 뿐이지요.
[하도급을 갑-을 관계로 보면 안된다]
하도급 관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원청-하청이 돈을 주고 일을 받아서 해 주는 동등한 계약관계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갑-을 처럼 위아래 관계로 보다는 것입니다.
위아래가 아닌, 계약에 따라 함께 일하는 동반자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러니 갑은 을에게 상전처럼 군림을 하면서 온갖 갑질을 해 대고, 을은 다시 자기 아래에 있는 병에게 또 상전으로 군림하면서 갑질을 하고, 병은 정에게 또 똑같이 대하고.. 서로가 서로를 괴롭히며 피곤하게 살고 있습니다.
[하도급에 대한 인식과 행동변화가 필요하다]
요즘은 하청업체라는 말 대신 협력업체라는 말을 주로 사용합니다. 하청업체라는 용어가 우리(원청)보다 아래에 있는 업체'라는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에 어감이 좋지 않기 때문인데요.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인식을 해서 일단 용어는 바뀌었는데, 아직 현실에서 행동이 바뀌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