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투자 / / 2019. 3. 19. 23:47

벽산건설 파산에 대한 추억과 투자에 대한 생각

블루밍이란 브랜드로 유명했던 중견 건설사 벽산건설, 한때 잘나갔지만, 지금은 파산해 버리고 이름만 남긴채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회사가 되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제 작은아버지가 부산 북구 벽산강변타운에 사셨기 때문에 상당히 익숙한 회사인데요. 제가 이 회사에 투자를 했다거나, 일과 관계가 있다거나 등등의 직접적인 이해관계는 없지만 그래도 한 때 잘나가던 회사가 이렇게 없어져버렸다는 것 자체가 안타깝습니다.


그건 그렇고, 투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하는데,,


우선, 이 세상의 기업을 경기민감도에 따라 구분하면 크게 경기민감주와 경기방어주로 구분을 할 수가 있습니다.​


경기민감주는 말 그대로 호황과 불황에 따라 기업의 실적이 들쑥날쑥한 기업들입니다.


건설,해운,조선,정유,석유화학,반도체,철강 등의 업종에 속한 기업들이 경기민감주에 해당됩니다. 우리나라 경제를 이끄는 주력 대기업들은 대부분 경기민감주에 속해 있습니다.


경기방어주는 상대적으로 경기를 잘 타지 않는 업종에 속한 기업들로서 음식료,주류 등이 대표적인 경기방어주 업종에 속합니다. 가격전가력이 뛰어나고 불황에도 사람들이 소비를 잘 줄이지 않는 분야에서 사업을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기를 잘 타지 않습니다.




롤러코스트는 떨어질 때가 재미있지만 떨어지는 경기민감주의 주식은 전혀 재미있지가 않습니다. 경기민감주들은 호황기에는 돈을 상당히 잘 벌기 때문에 경제가 잘 나갈때에는 해당 분야에 많은 기업들이 계속해서 진입을 하고 기존 기업들도 규모를 늘리면서 필연적으로 공급과잉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다가 경기불황이 닥치게 되면 다수의 기업들이 도태되어 버리지요.


특히나 최근 불황기에는 건설/조선/해운 업종이 심각한 침체를 맞이하여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그 중 일부 기업들은 벽산건설처럼 상폐 또는 파산 절차를 밟으며 많은 투자자들을 울렸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기업들의 운명을 예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데요.


쌍용건설의 실적



벽산건설의 실적



STX조선해양의 실적


경기민감 업종에 속해 있으면서 이런 모습의 실적을 보여주고 있는 회사에는 가능하면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만 많은 사람들이 불나방처럼 뛰어들었다 빠져나오지 못하고 타죽고 맙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런 주식에 투자를 하는 것일까요?



1. 강력한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


이렇게 불황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주식을 사 놓으면 나중에 경기가 좋아졌을 때 주가가 크게 치솟으며 큰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전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라고 보는데요. 이유는 회사가 불황을 버텨내지 못하고 망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LG화학의 실적입니다. 경기민감주에 속하지만 위에서 예를 든 회사들과는 전혀 다른 보습을 보여주었습니다.


2016년 당시, 불황을 맞이하여 비록 주가는 호황기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난 상태이고 실적 역시 호황기 대비 많이 저조한 상태입니다만 여전히 지속적인 흑자를 보여주며 뛰어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회사들은 불황을 충분히 버티어 내고 살아남아 다음 호황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불황에는 이런 회사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2. 인수합병에 대한 기대감


인수합병을 통해 순식간에 턴어라운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자들을 유혹합니다. 벽산건설도 중동계 아키드 컨소시엄의 인수합병 시도 건 때문에 한 때 투자자들이 희망을 가졌으나 그 기대가 무참하게 무너졌죠. 하지만 이렇게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적자 투성이에 빚만 잔뜩 떠안고 있는 회사를 무엇 때문에 인수하려 하는가?"

"이런 어마어마한 적자를 가졌음에도 꼭 인수해야만 하는 어떤 뛰어난 메리트가 있는가?"


내가 어떤 가게를 하나 인수하려고 하는데 그 가게가 매달 천만원씩 적자를 내고 있고, 건물가격이 5억 정도 하지만 담보대출이 4억 정도 걸려있고 거기에 온갖 압류가 더덕더덕 붙어있고 창고엔 처분불가한 재고가 가득하다면 과연 그 가게가 싼값이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인수를 하고 싶을까요?


그 가게가 위치가 기가 막히게 좋다면, 그래서 정상화시키기만 한다면 뛰어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 된다면 인수를 생각해 볼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런 가게는 매수자가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경매에 나와도 몇 차례씩 유찰되기 십상이지요.



3. 단타의 유혹


화끈한 단타를 좋아하는 분들은 우량한 기업에 돈을 묻어두고 장기투자하는 지루한 과정을 견디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런 기업에 불나방처럼 빠져듭니다.


벽산건설 인수 뉴스가 뜨면서 벽산건설은 한동안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화끈했죠. 연속 상한가의 화끈함을 맛본 분들은 거기에 중독되어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장기 가치투자를 못견뎌합니다. 하지만 제때 빠져나오지 못하면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되죠.


그렇다면 이런 종목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사실 이런 종목은 처음부터 쳐다보지도 않은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미 물렸다면 본인의 투자 실패를 인정하고 신속하게 빠져나와 다른 투자기회를 노리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경기민감주에 몰빵투자하는 것을 지양하고, 경기방어주와 경기민감주에 골고루 분산투자하여 비록 포트 중 한 종목이 이런 상태에 빠지더라도 전체 투자 수익에는 큰 손실이 없도록 처음부터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몰빵했다가 물려버리면 대책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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