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투자 / / 2017. 12. 9. 01:34

삼성중공업 쇼크 - 해양플랜트의 어려움 & 수주산업의 재무재표

삼성중공업發 쇼크로 지금 주식시장이 시끌시끌합니다. 17년 3분기까지 흑자행진을 하던 회사가 순식간에 대규모 적자예상공시에 1조5천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 계획까지 밝혔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이런 일이 삼성중공업에서만 발생한 것은 아닙니다. 불과 얼마전에 대우조선해양이 수조원대의 적자를 발표하며 시장을 뒤흔들었었죠.

세계 조선업을 이끌어가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이 두 거대 조선소에서 이런 충격적인 일이 연이어 일어난 것이 과연 우연일까요? 우연이 아니라면 왜 이런 일이 발생을 하게 된 것일까요?

크게 보면 두 가지의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상선과는 확연하게 다른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의 특성 때문이고, 두번째는 수주산업의 특성상 재무재표상의 매출,이익이 실제 매출,이익과 일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요.(특히나 삼성중공업은 타사 대비 해양플랜트 비중이 높아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의 어려움]
컨테이너선, LNG선 같은 선박은 어느 정도 정해진 표준선형이 있고, 우리나라 조선소들이 기본설계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기자재 국산화율도 매우 높습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모두 그렇습니다.


반면 FPSO, FLIG, FPU 같은 해양플랜트들은 표준선형이 없고(프로젝트마다 다 다름), 해외엔지니어링사로부터 기본설계 도면을 사서 쓰며, 주요 기자재는 건부 수입품입니다.


해양플랜트(본문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



또한 발주처가 절적인 권한을 갖고 끊임없이 수정을 요구합니다. 기본설계도 못하고 기자재도 다 외국에서 사서 써야 하는데 발주처가 계속 수정을 해 대니 대응이 될리가 없습니다. 이 와중에 공사비는 계속해서 늘어만 가죠.






[수주산업의 재무재표]
양산업 재무재표는 물건이 팔린만큼 매출과 이익을 작성합니다. 1분기에 원가 90원짜리 물건을 100원에 100개 를 팔면 분기 매출은 10,000원에 이익은 9,000원이 되는거죠. 이것은 매우 확실한 숫자입니다.


반면 수주산업은 공사진행률을 가지고 매출과 이익을 작성합니다. 천억원짜리 배가 있다고 할 때(원가는 900억원) 1분기에 20% 정도 공정이 진행되었으면 매출 200억원에 이익 20억원으로 재무재표를 작성하는거죠.


[해양플랜트 + 재무재표 → 폭탄]
선박은 우리나라 조선소들이 경험이 많기 때문에 공사진행률을 이용해서 작성한 재무재표와, 나중에 선박 인도하고 정산해서 계산한 실제 금액이 거의 맞아떨어집니다. 반면 해양플랜트는 나중에 인도하고 정산해 보면 그간 작성한 재무재표 금액과 많은 차이가 나죠(혹은 공사 진행 중에 인식할 수도 있습니다).


발주처와 협상해서 추가비용을 받아내면 다행인데, 그게 안되면 바로 적자가 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뻥 터지는 거죠.




삼성중공업은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 대비 해양플랜트의 비중이 높은데, 그래서 그동안 몇몇 사람들이 또 터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걱정을 했었는데요, 그게 현실이 되었네요.






전성기 시절의 삼성중공업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의 모습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어쨋든 이 위기를 잘 넘겨서 삼성중공업을 포함한 우리나라 조선소들이 다시금 세계시장을 호령하는 날이 왔으면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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