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안보 / / 2019. 9. 8. 00:48

주한미군 철수가 불가능한 이유 - 한반도의 지정학적 가치

주한미군 철수 이슈는 한미 관계가 흔들리는 듯 보일 때마다 언론에 늘 대서특필 되는 인기 주제입니다. 그만큼 주한미군 철수는 한국인들에게 민감한 이슈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한미군 철수 여부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한미군이 미국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언론에서도 이에 대해 심도 깊게 다루지 않습니다.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공포심을 자극하는 뉴스는 많지만 그 본질을 파헤치는 뉴스는 드뭅니다.


주한미군 철수는 쉽게 결정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한국이 반미한다고, 한미간 관계가 경색된다고 해서 철수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주한미군은 미국이 추구하는 세계전략의 핵심축입니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려면 한반도가 미국에게 있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한반도는 미국 입장에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활적인 이익이 걸려 있는 곳" 입니다. 이에 대한 역사적인 사례 및 관련 근거들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38선]


해방 직후 한반도는 38선을 기점으로 남북으로 분단되었습니다. 미국은 한반도를 내심 통째로 차지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소련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한반도를 차지하면 동북아 파워게임에서 매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과 소련 두 강대국간의 힘의 균형 때문에 한반도는 38선을 기점으로 남북으로 분단되었습니다. 미국과 소련 모두 한반도 전체가 상대방에게 넘어가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생긴 비극입니다.



[6.25와 중공의 참전]


6.25 전쟁 초기엔 한국이 매우 불리했습니다. 밀리고 밀려서 적화통일 되기 일보 직전까지 갔습니다. 그러다 연합군의 참전으로 상황이 역전되어 북진,, 북한군을 궤멸시키기 일보 직전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이 때, 중공군이 참전함으로서 다시금 상황이 역전됩니다. 중국은 국공내전으로 이미 나라가 피폐한 상태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규모의 병력을 투입하여 북한을 지원합니다.


중국이 어려운 국내 사정에도 불구하고 참전한 이유는, 북한이 망하고 한반도 전체가 대한민국에 들어가게 되면 미군과 국경을 맞대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턱 밑에 칼이 들어오는 형국이 되기 때문입니다.


중국 역시 한반도 전체가 결코 미국에게 넘어가면 안된다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그렇게 참전을 한 것이었습니다.



적대국에게 결코 넘어가면 안되는 전략적인 중요성 때문에 한반도는 해방 직후부터 분할이 되었고, 6.25라는 비극적인 전쟁을 겪었습니다. 6.25 후에는 휴전선으로 남북이 분단되었고 이후 지금에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미국의 생각]


상당수의 한국 사람들은 한국이 반미하면 주한미군이 철수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그런 중요한 문제를 감정으로 처리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국가안보 전문가들은, 한반도는 미국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지역이며,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장기간 동안 주한미군을 한반도에 주둔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주장은 논문의 형태로 작성되어 발표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해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를 몇 가지만 들어 보겠습니다.


동북아지역의 안정유지는 미국 입장에서 사활적 이익에 해당한다.이처럼 중요한 지역에 미국은 유럽 및 서남아시아와 달리 기지가 거의 없다.……통일 이후에도 한반도에 미군 유지가 전략적으로 이득이란 사실을 한국에 설득할 필요가 있다.” Carl E. Haselden, JR. “The Effects of Korean Unification on the US Military Presence in Northeast Asia”

출처 : https://ssi.armywarcollege.edu/pubs/parameters/articles/02winter/haselden.pdf


통일 이후에도 한반도에 방대한 미군을 주둔시켜야 한다.북한 위협이 사라진 이후에도 동북아시아에 미군을 유지해야 할 많은 이유가 있다.Robert Dujarric, “Korea after Unification: An Opportunity to Strengthen the Korean-American Partnership”, The Korean Journal of Defense Analysis, Vol. XII, No.1(Summer 2000),

출처 : https://www.tandfonline.com/doi/abs/10.1080/10163270009463977


지난 50년 동안 대한민국의 전략적 의미가 상당히 커지면서 오늘날 한반도 안보는 미국의 사활적 이익에 속한다.통일한국은 전략적으로 미국에 훨씬 의미가 있을 것이다.한미관계는 미국이 한국을 버리는 경우 동맹으로서 그리고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서의 미국의 신뢰가 치유 불가능한 수준으로 상처를 입을 정도로 발전했다.” William O. Odom, “The US Military in Unified Korea”, The Korean Journal of Defense Analysis, Vol. XII, No.1(Summer 2000).

출처 : https://www.tandfonline.com/doi/abs/10.1080/10163270009463975


남북통일이 되는 경우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안보 언질이 이들 국가의 대립을 막는 과정에서 주요 수단일 것이다.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팽창주의적 민족주의에 대응하는 모든 노력의 리더일 것이다.동북아 지역에서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주요 수단은 한반도에 대한 안보 우산일 것이다.따라서 미국은 주한미군의 전면 철수를 주장하면 안 된다. 1954년의 안보협정을 파기해도 안 된다.” William J. Taylor, Jr. and Michael J. Mazarr, “US-Korean Security Relations: Post-Reunification”, KIDA/CSIS Conference and Workshop on “U.S.-ROK Relations in the Post-Gold War Era,” Seoul, Korea, November 4-8, 1991

출처 : http://kida.re.kr/data/kjda/RKJD_A_9464440_O.pdf


나의 주요 결론은 한반도에 상당한 규모의 미군을 지속적으로 유지함이 미국, 한국 그리고 동북아지역 전반에 걸쳐 타당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Michael O'Hanlon, “Keep US Forces in Korea after Reunification”

출처 : https://www.tandfonline.com/doi/abs/10.1080/10163279809464163



위 논문들은 많은 사례들 중 일부에 불과합니다. 이 외에도 훨씬 많은 국가안보 관련 논문들에서 미국은 지속적으로 주한미군 주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부상과 주한미군의 역할]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면서, 오늘날 미국은 군사 및 경제 분야 전반에서 중국과 충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경제 분야에서는 관세 및 환율을 이용한 공방이 진행되고 있고, 군사 분야에서도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과거 냉전 시절 미국이 소련과 대결을 할 때의 주 전장은 유럽이었습니다. 물론, 동북아도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지만, 기본적으로 소련은 유럽 쪽으로 세력을 확장하고자 하였으므로 미국은 유럽에 미군을 배치하고 유럽 지역의 동맹을 이용하여 소련의 팽창을 억제했습니다.






중국은 유럽 쪽으로는 세력을 팽창할 수 없습니다. 중국이 세력을 확장할 수 있는 곳은 동북아입니다. 즉, 미국의 주 전장이 과거 유럽에서 오늘날에는 동북아로 옮겨진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주한미군의 중요성과 위상은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높아졌습니다. 주한미군은 미중간 패권경쟁의 최전선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한미군 철수는 미국 입장에서 자살골에 다름 없습니다.


중간 패권경쟁이 지속되는 한, 주한미군은 결코 철수할 수 없습니다. 미중 패권경쟁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얼마나 오래 갈지 정확한 기간을 가늠할 순 없지만, 장기전으로 갈 것이라는 점은 매우 확실합니다.


주한미군은 가능한 한 오래 한반도에 주둔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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