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투자 / / 2017. 4. 23. 23:28

조선업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와 중소조선소들의 운명

[일본 조선업의 몰락]
과거 조선업의 최강자는 일본이었습니다. 아마 당시 일본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거의 50% 정도는 되지 않았었나 합니다. 일본이 잘나가던 시절의 이야기지요. 일본은 당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잘나가고 있었으니까요.



일본이 조선업계 1위를 내어주게 된 이유는, 불황기의 판단미스 때문입니다. 불황이 계속될거라 생각하여 설비투자를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고 선형을 표준화하였죠. 






[한국조선업의 성장과 전성기]
반면 한국기업들은 투자를 대폭 늘리고 설계인력을 보강하여 맞춤형 설계 능력을 키웠습니다. 이후 다가온 호황기에 이 판단의 차이는 극명하게 갈라졌고 한국 조선업이 일본 조선업계를 제치고 세계 1위로 떠오르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2005~2007년은 한국 조선의 전성기였습니다. 세계 10대 조선업체가 대부분 한국 업체였습니다. 현대,삼성,대우,현대미포,STX,한진,성동... 10대 회사 중 7~8개가 한국 업체였죠. 




현대중공업 포함 수많은 기업들이 몰려있는 있는 울산은(지금도 그렇지만) 국내 소득 1위의 도시가 되었고 두 개의 대형조선소가 위치한 거제도라는 작은 섬의 소득이 연 3만달러를 넘었죠. 

조선 특수에 작은 조선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블록업체들이 신조업체로 진출함에 따라 수많은 중소조선사들이 난랍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조선업의 몰락]

하지만 2008년 리만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상황은 반전되기 시작했습니다.



중소조선소부터 워크아웃에 들어가기시작했고 이후 중견조선사 -> 대형조선사로 그 불길이 번지기 시작했지요. 탄탄했던 중견조선소인 성동조선은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한진중공업은 수주를 하지 못해 영도조선소가 스톱되었습니다. 

전성기 때 10위권 안에 들었던 이 두 기업은 이제 순위에서 한참 밀려 보이지도 않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해고되었고, 한 때 대기업 정규직으로 중산층의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하층민으로 전락하게 되었습니다. STX는 결국 상폐까지 가게 되었네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같은 대형사에서는 이후에도 한동안 잘 버티면서 구조조정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한 때 높은 값을 받으며 선별수주를 하던 상황에서, 이제는 어떻게든 수주를 하기 위해서 서로 앞다투어 입찰가를 깍으며 피튀기는 출혈경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도크를 비우지 않기 위해서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수주를 받아, 내부적으로 극한의 원가절감을 통해 겨우 한자릿수의이익을 내어 수지를 맞추는 힘든 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좀 있으면 상황이 나아질거라는 기대를 무참히 저버리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이 빅3마저도 끝없이 이어지는 불황을 견디지 못한체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이 조선업을 지배하던 세월은 지나고 있습니다. 다음 호황기 때에는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입니다.

한 때 번성하던 중소 조선사들은 희망이 없어 보입니다. 다음 호황이 오기 전에 대부분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거의 없어졌죠. 중견 조선사들도 목숨이 왔다갔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도 상황이 어렵긴 하지만 처해있는 상황은 서로 다릅니다.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은 조선소라기보다는 종합중공업회사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조선/해양/건설기계/엔진/그린에너지/전기전자 등 여러개의 사업분야로 다각화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조선업이 불황이라도 정유같은(오일뱅크) 다른 사업을 통해 어느정도 상쇄를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업분할을 단행하여 각각 조선,해양,엔진사업 / 전기전자사업 / 건설장비사업 / 로봇사업을 담당하는 4개의 회사로 분할이 되었습니다. 덩치가 크고 가진 것이 많아서 이것저것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은 회사입니다.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빅3중 해양플랜트 비중이 제일 높습니다. 고유가 시절에 오일메이저들의 설비발주가 이어지는 덕택에 조선경기가 고꾸라지는 와중에서 선방하고 있었는데요. 유가가 폭락하면서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사업구조가 편중되어 있어서 외부요인에 의한 충격이 크고, 가진 자산이 현대중공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래서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여 유동성 위기를 넘긴 바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은 답이 없습니다. 2015년 4조2천억원의 지원을 받고나서도 유동성문제가 해소가 되지 않아 이번에 다시 2조9천억을 지원을 받게 되는데요.2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동안 무려 7조 1천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은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존에 대한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완전 밑빠진 독에 물붇기죠.

[빅3의 미래는?]
정부는 대우조선해양을 구조조정하여 작고 탄탄한 회사로 만든 뒤 매각, 현 빅3체제인 조선업계를 빅2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매각할 것인가가 가장 큰 숙제가 되는데요.

어차피 후보는 현대중공업 아니면 삼성중공업 밖에 없는데요. 이 둘 중에서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삼성중공업이 유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 역시 제코가 석자라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만한 여력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삼성에게 무언가 인센티브를 제공하겠지요. 그래야 일이 진행이 될 테니까요.

그래서 결국 대형조선업계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합친)삼성중공업 양강체제로 개편될 것으로 전망이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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