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투자 / / 2017. 6. 4. 23:54

삼성중공업의 ENI Coral FLNG 수주가 의미하는 것

[기나긴 여정]

삼성중공업의 ENI Coral FLNG 수주 건은 몇년 전부터 계속 반복해서 뉴스에서 다루었던 이슈였습니다. 계약을 할 듯 말 듯 하면서 계속해서 연기에 연기를 거듭해 왔죠.

마치 사골곰탕 우려먹듯 주기적으로 비슷한 뉴스가 반복해서 나왔지만 정작 계약은 하~세월이었습니다. 






연말에 계약 된다 하다가 다시 내년 초에 계약한다 하다가 상반기 중에 계약할 거라고 하다가 다시 하반기에 한다 했다가 다시 내년 초에 한다고 했다가..

그러다가 드디어 2017년 6월1일에 계약 싸인을 하고 공시가 떴습니다. 2조8534억원에 계약을 했네요.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중공업에겐 그야말로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삼성중공업 ENI FLNG로 검색을 한 뒤 오래된 순으로 뉴스정렬을 하면 2014년에 나온 뉴스를 볼 수 있습니다.




시작부터 최종계약까지 무려 3년의 세월이 걸렸네요. 2022년에 인도를 할 예정이니 프로젝트 마무리까지 앞으로도 5년의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삼성중공업이 ENI FLNG 계약을 따내기까지의 과정을 아주 간략하게 살펴봤는데요.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의 특징]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의 의사결정과정은 매우 느리다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고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대형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는 최초 프로젝트 시작에서 최종 싸인을 하기까지 매우 긴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리고 유가와 같은 변수에 따라 프로젝트가 한없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기도 합니다.




유가가 하락하면 프로젝트가 연기되거나 취소됩니다



이번 FLNG 프로젝트 건의 경우를 보면 지분구조가 꽤 복잡한데, 이탈리아 ENI사가 50%, 중국 CNPC사가 20%, 한국 가스공사, 모잠비크 ENH사, 포르투갈 Galp Energia사가 각각 지분 10%씩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각 참여사의 이사회가 모두 승인을 해야 사업이 진행이 될 수 있도록 되어있어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었던 거죠. 


Coral FLNG 프로젝트는 다행히 모든 투자자들이 승인을 해서 최종 투자결정이 났는데, 예전에 Shell사 주도로 추진하고 삼성중공업이 건조하기로 했던 브라우즈 FLNG는 지분 참여사 중 한 곳이 우드사이드에서 승인을 하지 않는 바람이 프로젝트가 좌초되고 말었지요.






주가에 선반영된다
오랜 노력 끝에 드디어 계약을 했지만, 정작 계약 당일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별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그 동안 뉴스에 하도 많이 노출이 되어서 이미 주가에 반영이 되어 버린 것이지요.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 건조의 선주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해양플랜트에 크게 데인 조선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는 이후 각자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틀 사업을 축소하거나 접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죠.

반면 삼성중공업은 정면돌파하는 길을 택했고, 그 결과 올해 상반기에 벌써 2건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건조 계약을 맺었습니다. BP사의 FPU, 그리고 ENI FLNG 이렇게 말이지요.

현재 막 시작하려 하고 있는 노르웨이 해양플랜트(Yohan Castberg)프로젝트에서도 빅3중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제외되고 삼성중공업만 톱사이드 건조에 대한 입찰초청서를 받은 상태입니다.

실적개선 및 주가상승에는 글쎄요..

위에 적어놓은 것처럼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는 모든 것이 시간이 많이 걸리고 느립니다. 조선소 실적개선 및 주가상승에는 빨리 빨리 돌아가는 선박 프로젝트가 훨씬 더 낫습니다.





시리즈로 수주해서 빨리빨리 만들어서 내보내는 것이 도크회전율이나 현금흐름 개선 측면에서 훨씬 좋죠. 발주처 갑질도 훨씬 덜하고.

삼성중공업이 열심히 노력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어느정도 입지를 굳히기는 했지만 해양플랜트만으로 먹고 살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해운시장이 다시 살아나서 선박 수주가 늘어나야 실적과 주가가 개선될 것입니다.

유가와의 연계가 강화될 것이다
삼성중공업의 실적과 주가는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의 실적 및 주가보다 훨씬 더 유가에 밀접하게 연계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삼성에서 만든 건 아닙니다(저작권 안걸리는 사진 찾기가 어려워서 그냥 있는거 올렸음 ㅡㅡ)



유가가 상승하면 삼성중공업은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보다 더 잘 나갈 것입니다. 반대로 유가가 하락하면 현대,대우보다 더 큰 타격을 받게 되겠지요.

삼성중공업은 예전에도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경쟁사들 대비 앞서가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고유가 시절에 드릴쉽으로 큰 재미를 봤었지요. 지금은 유가가 많이 떨어져서 애물단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FLNG를 통해 그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전세계에서 발주된 4척 중 3척을 삼성중공업이 수주를 했으니 일단 시작은 잘 끊은 것 같은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면 시장이 좀 더 커지고 발주량이 늘어나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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